"$700B는 역사상 최대의 자본 misallocation이다."

4월 30일 빅테크 4사 실적 발표 직후, AI 비평가 Gary Marcus가 X에 올린 말이다. 같은 날 Goldman Sachs는 "2026~2031년 누적 $7.6T 투자가 가정 몇 개만 바뀌면 수천억 달러가 움직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두 진영 다 같은 숫자를 보고 있는데, 결론은 "버블이다"와 "지속 가능하다" 사이에서 갈린다.

이게 뭔데?

2026년 한 해, 알파벳·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 4사가 약속한 AI 캐펙스(자본 지출)가 약 $700B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 $190B, 알파벳 $180~190B, 아마존 $200B, 메타 $125~145B. 이 숫자는 미국 GDP의 0.8%에 해당하고, 스위스의 연간 GDP와 비슷한 규모다.

속도도 가파르다. 2025년 진입 시점 $405B에서 1년 만에 62%+ 상승했다. Goldman Sachs Global Institute는 베이스라인 모델로 2026년 $765B → 2031년 $1.6T 연간 캐펙스, 6년 누적 $7.6T를 추정한다.

실적에 미친 충격도 같이 봐야 한다.

  • 아마존 Q1 free cash flow $1.2B (-95% YoY)
    분기 만에 자유현금흐름이 95% 줄었다. 캐펙스가 영업현금을 거의 다 먹었다는 뜻.
  • 알파벳 Q1 free cash flow $10.1B (-47%)
    여전히 흑자지만 절반으로 줄었다.
  • 메타 $20~25B 추가 채권 발행 (작년 $30B에 더해)
    현금이 모자라 빌리기 시작했다. CreditSights는 이미 메타 채권에 underperform 등급 유지.
  • 네 회사 모두 "capacity-constrained"
    실적 콜에서 공통적으로 "들어오는 수요를 다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발언. 데이터센터·칩 공급이 모자라 더 못 짓는 게 현재 병목.

Marcus는 왜 misallocation이라 부르는데?

Gary Marcus의 논점은 4가지다.

(1) 어느 회사도 AI에서 의미 있는 이익을 못 내고 있다. (2) 기술적 해자(moat)가 없다 — LLM은 commoditize되고 있다. (3) 가격 전쟁이 불가피하다. (4) 고객들도 큰 ROI를 못 보고 있다. 즉, $700B를 부은 결과물이 "곧 0원에 풀릴 상품"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여기에 하나 더 강력한 데이터가 붙는다. American Affairs 분석에 따르면, 현재 페이스로 가면 하이퍼스케일러는 2030년까지 $2T+ 매출을 만들어야 계획된 캐펙스를 정당화할 수 있다. OpenAI·Anthropic 합쳐 2025년 ARR이 $20B 수준인데, 5년 안에 100배가 와야 한다는 의미.

그럼 Goldman은 뭐라고 보는데?

Goldman의 답은 "buble vs not-bubble"이 잘못된 프레임이라는 것이다. $700B는 고정된 숫자가 아니라, 4가지 공급측 가정에 매우 민감한 조건부 숫자라는 게 핵심이다.

가정 현재 베이스라인 변동 시 임팩트
실리콘 사용 수명 4~6년 3→7년 사이 변동만으로 누적 캐펙스 수백억 달러 이동
데이터센터 단가 MW당 $15M (과거 $10M) $11M~$19M 사이 변동 시 데이터센터 캐펙스 수천억 달러 단위로 움직임
칩 아키텍처 믹스 NVIDIA GPU 75%+ (마진 75%) ASIC 비중 상승 시 — 수요 탄력성에 따라 총액이 줄거나 그대로
빌드아웃 elongation 전력·인력·장비 병목 = 베이스 케이스 병목 심화 시 → 공급측 마찰이 수요측 의심으로 전이되며 투자 위축

Goldman이 명시적으로 짚는 함정 하나는 "회계상 감가상각실제 경제적 수명 사이의 차이"다. 칩을 5년에 걸쳐 감가상각하더라도, 매년 NVIDIA가 step-function 성능 점프를 내면 3년만에 경제적으로 obsolete가 된다. 장부에는 자산이 살아있지만 실제로는 "팔아도 안 팔리는 것"이 된다.

한편 Goldman은 총액을 안 움직이는 변수도 명확히 한다 — 트레이닝 vs 인퍼런스 비중, 메모리 가격 변동, behind-the-meter 발전 vs 그리드. 이건 누가 마진을 가져가느냐의 문제일 뿐, $7.6T 큰 그림은 거의 안 바꾼다.

그럼 한국 회사 입장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데?

$700B는 멀리 있는 숫자가 아니다. 칩·전력·데이터센터 공급망이 같이 영향을 받고, 한국의 SK하이닉스(HBM)·삼성전자(파운드리)·한전(전력 공급)이 모두 캐펙스 그래프 안에 들어 있다.

실무자가 봐야 할 시그널은 다음과 같다.

  1. 1단계: 무엇이 진짜 신호인가
    "빅테크 캐펙스 발표" 자체는 신호가 아니다. 신호는 실리콘 감가상각 정책 변화(아마존이 4년 → 6년으로 연장하면 free cash flow에 단기 +효과, 장기 리스크), HBM 단가(메모리 가격은 마진 지표지만 캐펙스 페이스를 가늠하는 leading indicator), 전력 인터커넥션 큐(이게 늘어나면 elongation이 시작된 거다).
  2. 2단계: 매출 갭(revenue gap)을 직접 추적
    $2T 가설 vs 현재 ARR 격차를 분기마다 본다. OpenAI·Anthropic·xAI·Google AI products 등 핵심 매출이 100% YoY 가까이 움직이는지 30%로 둔화하는지가 자기 비즈니스 시나리오의 핵심 입력값이다.
  3. 3단계: AI API/클라우드 사용 가격 시나리오 2개 짠다
    (a) 가격 전쟁 시나리오: API 단가가 1/10 된다 → 우리 비용 구조에 어떤 일이 생기는가. (b) capacity-constrained 시나리오: 가격은 유지·인상 → 우리 의존 모델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는가. 실무 결정은 이 둘의 가중평균이다.
  4. 4단계: 칩 단일 의존도 점검
    NVIDIA에 100% 의존 중인 워크로드가 있다면, ASIC 전환 시나리오에서 마이그레이션 가능성을 미리 검토. ASIC 비중이 늘면 클라우드별로 사용 가능한 모델이 달라진다.

핵심만 정리: 시작하는 법

  1. 1단계: "버블/안 버블" 프레임 버리기
    이 프레임으로는 어떤 결정도 못 내린다. 대신 "$700B가 어느 가정에 의해 $400B로 줄거나 $1T로 늘 수 있는가"를 묻는다.
  2. 2단계: 분기마다 4가지 변수 추적
    (1) 빅테크 4사의 free cash flow / debt 발행 추세, (2) NVIDIA 실리콘 감가상각 정책, (3) HBM 단가, (4) 데이터센터 MW당 단가. 이 4개가 Goldman 모델의 핵심 입력이다.
  3. 3단계: AI 비용 구조 시나리오 2개 만들기
    가격 전쟁 / capacity-constrained 두 시나리오 각각에 대해 우리 회사 6개월·12개월 후 손익을 그린다.
  4. 4단계: 매출 갭(revenue gap) 분기 모니터링
    $2T 매출 가설 대비 OpenAI·Anthropic·Google AI products·Microsoft Copilot 매출 합산이 어떤 페이스로 가는지 본다. 격차가 일정 이상 벌어지면 시장 구조 자체가 흔들린다.
  5. 5단계: 한국 공급망 노출도 점검
    SK하이닉스·삼성·한전·SK이노베이션 등 직접 공급망 기업 외에도, AI 워크로드 의존도 높은 자체 비즈니스(예: AI 콜센터·AI 검색·AI 추천)가 캐펙스 사이클의 어느 단계에 노출돼 있는지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