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몰래 ChatGPT를 쓰고 있는 걸 알게 됐을 때, 대부분의 대기업은 "쓰지 마세요"라고 했어요. 콜게이트-팜올리브는 반대로 갔어요. "안전하게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드릴게요."
이게 뭔데?
콜게이트-팜올리브(Colgate-Palmolive)는 1806년에 설립된, 200개국 이상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소비재(CPG) 기업이에요. 콜게이트 치약부터 팜올리브 비누까지 —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가정에 들어가 있는 브랜드 중 하나예요.
2022년 말 ChatGPT가 등장했을 때, 많은 기업이 관망하거나 사용을 금지했어요. 콜게이트-팜올리브는 달랐어요. 2023년 중반에 Kli Pappas를 Global Head of AI로 임명하고, 3만 4천 명의 직원을 위한 전사적 AI 전략을 짜기 시작했어요.
결과적으로 이 회사는 내부 AI Hub를 구축하고, 수천 명의 직원을 빌더로 전환하고, 전사 교육 프로그램까지 운영하는 엔터프라이즈 AI 도입의 모범 사례가 됐어요. 와튼스쿨의 Ethan Mollick 교수도 "회사를 실제로 이해하는 베테랑이 AI Lab을 이끌 때의 이점을 보여주는 정말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고요.
뭐가 달라지는 건데?
대부분의 기업이 AI 도입에서 겪는 공통 문제가 있어요. Microsoft의 2024 Work Trends Index에 따르면, 글로벌 지식 노동자의 75%가 이미 AI를 사용 중이었고 대다수가 회사가 제공하지 않아서 자기 도구를 쓰고 있었어요.
Kli Pappas는 이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했어요.
"기술은 누구나 쓸 수 있고, 무료이고, 엄청 강력해요. 직원들한테 이걸 제공하지 않으면, 어차피 알아서 쓰면서 조직에 리스크를 만들어요."
콜게이트-팜올리브와 전통적인 기업 AI 접근법은 확연히 달라요.
| 전통적 접근 | 콜게이트-팜올리브 접근 | |
|---|---|---|
| AI 정책 | 사용 금지 또는 제한 | 가드레일 설계 후 전사 개방 |
| 빌더 범위 | IT팀·개발자 중심 | 현장 전문가 포함 전 직원 |
| 교육 | 선택적 온라인 강의 | 필수 교육 + 로컬 앰배서더 운영 |
| 거버넌스 | 중앙 통제형 | 플랫폼 레벨 가드레일 + 현장 자율 |
| 리스크 관점 | "AI 도입"이 리스크 | "AI를 안 하는 것"이 리스크 |
특히 리스크 재정의가 핵심이에요. 많은 기업이 AI를 도입하는 것 자체를 리스크로 보지만, 콜게이트-팜올리브는 "점진주의(incrementalism)에 빠져서 느릿느릿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진짜 위험이라고 봤어요.
"많은 기업이 개구리를 천천히 삶고 있어요. '언젠가 되겠지'하는 점진주의에 갇혀 있는데, AI는 절대 그런 식으로 전개되지 않을 거예요."
핵심만 정리: 내부 AI Lab 구축 플레이북
콜게이트-팜올리브가 실제로 실행한 5단계를 정리했어요. 어떤 규모의 회사든 참고할 수 있는 실전 플레이북이에요.
1단계. 내부 AI Hub를 만든다
콜게이트-팜올리브는 회사 전용 AI Hub를 구축했어요. 이건 단순한 ChatGPT 라이선스가 아니에요. 직원들이 직접 AI 어시스턴트를 만들고, 테스트하고, 배포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에요.
OpenAI의 Assistant API 기반으로 커스텀 GPT를 만들 수 있게 했고, 개인용 → 소그룹 공유 → 전사 배포까지 단계별 승인 프로세스를 갖췄어요.
결과? 3,000~5,000개의 커스텀 어시스턴트가 1년 반 만에 만들어졌어요. 대다수는 개인·소그룹용이었지만, 약 10%는 전체 비즈니스 라인에 배포됐어요.
2단계. 가드레일을 깐다 (금지가 아니라)
핵심 원칙: "Happy path가 가장 쉬운 path가 되도록 시스템을 설계한다."
콜게이트-팜올리브의 가드레일 체계는 이렇게 구성돼 있어요:
- 역할 기반 접근 제어(RBAC) — 누가 무엇을 만들고 배포할 수 있는지 플랫폼 레벨에서 통제
- 시크릿 관리 — API 키, 민감 데이터 접근을 중앙에서 관리
- 유스케이스별 리스크 분류 — "ChatGPT로 PPT 추천 받기"(저위험)와 "이력서 심사에 AI 사용"(고위험)을 명확히 구분
- 거버넌스 워크플로우 — 개인 실험 → 소그룹 공유 → 전사 배포까지 단계별 승인
이 접근이 효과적인 이유는, 새로운 빌더가 보안 전문가나 정책 전문가가 될 필요 없이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플랫폼이 알아서 가드레일을 걸어주니까요.
3단계. 전사 교육을 설계한다
콜게이트-팜올리브의 교육 체계는 3층 구조예요:
교육의 메시지는 "Super You"예요. AI가 당신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당신이 AI로 더 강해지는 거라는 프레이밍이에요.
Kli Pappas가 왜 전사 교육에 집착했는지 이유는 명확해요:
"팀의 절반이 기술로 뭘 할 수 있는지 알고 나머지 절반은 모르면, 기능하지 않는 팀이에요. 절반은 Google Sheets를 알고 나머지는 모르는 상태를 상상해보세요. 작업 순서, 역할 분배, 소요 시간 추정 — 전부 무너져요."
4단계. 현장 전문가를 빌더로 만든다
콜게이트-팜올리브의 가장 차별화된 전략이에요. IT팀이 솔루션을 만들어서 배포하는 게 아니라, 문제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직접 솔루션을 만들게 했어요.
실제 유스케이스가 인상적이에요. 독일 제조 공장의 매니저가 LLM을 사용해 기술 매뉴얼을 독일어에서 그리스어로 즉시 번역하고, 실시간으로 운영 질문에 답했어요. 이건 IT팀에 요청했으면 몇 주가 걸렸을 일이에요.
Charter의 보도에 따르면, 콜게이트-팜올리브는 직원이 만든 GPT의 효과를 측정하는 피드백 루프도 구축했어요. 동료가 GPT를 일정 횟수 사용하면 "얼마나 시간을 절약했나요?" 같은 설문을 받아요. 한 달에 200시간을 절약했다고 나오면 투자 가치가 있고, 아무도 안 쓰면 폐기하면 되는 거예요.
5단계. 전략적 영역에 집중한다
전사 도입과 동시에 콜게이트-팜올리브는 AI 투자를 세 가지 전략적 축에 집중했어요:
- 마케팅 — 생성형 AI를 활용한 컨셉·콘텐츠 제작
- 이노베이션 — 신제품 개발. 소비자 검색 데이터를 ML로 분석해 충족되지 않은 니즈를 발견하고 제품 개발에 투입
- 오퍼레이션 — 공급망 효율화, 수요 예측, 예방 정비. AI가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리스크를 플래그하되, 최종 결정은 사람이
그리고 미래 로드맵은 멀티 에이전트 아키텍처예요. 개별 에이전트가 각자 효과적으로 동작하면서도 에이전트끼리 소통(agent-to-agent communication)할 수 있는 구조. 프로세스 오너가 직접 만든 에이전트들이 서로 협업하며 점점 더 복잡한 작업을 처리하는 비전이에요.
더 깊이 파고 싶다면
Ethan Mollick 교수는 AI 전환을 성공시키는 공식으로 "Leadership, Lab, Crowd"를 제시했어요. 콜게이트-팜올리브의 사례가 이 프레임워크에 정확히 맞아요:
| 요소 | Mollick의 프레임워크 | 콜게이트-팜올리브 적용 |
|---|---|---|
| Leadership | AI가 왜 긴급한지 비전을 제시 | Kli Pappas 임명, "안 하는 게 리스크" 프레이밍 |
| Lab | 전담팀이 탐색+구축+벤치마킹 | 내부 AI Hub 운영, 전략 3축 집중 |
| Crowd | 직원들이 자기 업무에 AI 적용 | 3,000~5,000개 커스텀 GPT, 앰배서더 네트워크 |
이 사례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개인의 AI 성과가 자동으로 조직 성과로 전환되지 않는다는 Mollick의 핵심 통찰이에요. 개인이 AI로 3배 빨라져도 그게 조직의 프로세스, 인센티브, 업무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회사 레벨에서는 "보통 수준의 개선"에 머물러요. 콜게이트-팜올리브가 단순히 "AI 도구를 줬다"에서 끝나지 않고 거버넌스, 교육, 피드백 루프까지 만든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