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회사 직원의 4분의 3은, 지금 이 순간에도 회사가 모르는 AI를 쓰고 있어요. 자기 개인 계정으로, 회사 데이터를 붙여넣으면서요. 이걸 알게 됐을 때 대부분의 대기업은 차단 메일을 돌렸어요. 220년 된 치약 회사 하나는 정반대로 움직였고, 1년 반 만에 직원 손에서 커스텀 AI 어시스턴트 5,000개가 쏟아져 나왔어요.
"AI 쓰지 마세요"와 "AI 어시스턴트 5,000개" 사이에는, 따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설계가 있어요. 그 설계가 이 글의 전부예요.
"막는다"가 사실은 가장 위험한 선택이었다
2022년 말 ChatGPT가 터졌을 때, 기업들의 본능적 반응은 두 가지였어요. 관망하거나, 금지하거나. 둘 다 안전해 보였죠. 그런데 Microsoft의 2024 Work Trends Index가 그 안전감을 깨버렸어요. 전 세계 지식 노동자의 75%가 이미 AI를 쓰고 있었고, 그 대부분은 회사가 안 줘서 자기 개인 도구를 쓰는 중이었거든요.
즉 금지는 AI를 막은 게 아니라, AI를 음지로 밀어넣은 거였어요. 회사 기밀이 통제 불가능한 개인 계정으로 흘러 들어가는 상태. 콜게이트-팜올리브의 Global Head of AI인 Kli Pappas는 이 상황을 이렇게 정리했어요.
"기술은 누구나 쓸 수 있고, 무료이고, 엄청 강력해요. 직원들한테 이걸 제공하지 않으면, 어차피 알아서 쓰면서 조직에 리스크를 만들어요."
그래서 그는 리스크의 정의 자체를 뒤집었어요. 대부분의 회사는 'AI를 도입하는 것'을 리스크로 봐요. Pappas는 '점진주의에 빠져 느릿느릿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진짜 리스크라고 봤어요.
"많은 기업이 개구리를 천천히 삶고 있어요. '언젠가 되겠지'하는 점진주의에 갇혀 있는데, AI는 절대 그런 식으로 전개되지 않을 거예요."
이 프레이밍 전환이 모든 의사결정의 출발점이에요. '안 하면 뒤처진다'가 아니라 '안 하는 것이 곧 손실'. 와튼스쿨의 Ethan Mollick 교수가 이 사례를 "회사를 실제로 이해하는 베테랑이 AI Lab을 이끌 때의 이점을 보여주는 정말 좋은 사례"라고 꼽은 이유이기도 해요.
참고로 콜게이트-팜올리브는 1806년 설립, 200개국 이상에서 파는 글로벌 소비재(CPG) 기업이에요. 직원만 3만 4천 명. 스타트업이라 빨랐던 게 아니라, 가장 안 빠를 법한 조직이 빨랐다는 게 이 사례의 핵심이에요.
전통적 접근 vs 콜게이트-팜올리브: 다섯 가지가 정반대였다
막연히 "오픈했다"가 아니에요. 다섯 군데에서 통념과 정확히 반대로 갔어요. 당신 회사의 현재 정책을 왼쪽 열에 비춰보세요.
| 전통적 접근 | 콜게이트-팜올리브 접근 | |
|---|---|---|
| AI 정책 | 사용 금지 또는 제한 | 가드레일 설계 후 전사 개방 |
| 빌더 범위 | IT팀·개발자 중심 | 현장 전문가 포함 전 직원 |
| 교육 | 선택적 온라인 강의 | 필수 교육 + 로컬 앰배서더 운영 |
| 거버넌스 | 중앙 통제형 | 플랫폼 레벨 가드레일 + 현장 자율 |
| 리스크 관점 | "AI 도입"이 리스크 | "AI를 안 하는 것"이 리스크 |
이 표의 오른쪽 열을 실제로 굴러가게 만든 다섯 개의 움직임이 있어요. 규모와 무관하게 그대로 떼어다 쓸 수 있는 플레이북이라, 하나씩 분해할게요.
실전 플레이북: 직원을 빌더로 바꾼 5단계
1단계. ChatGPT 라이선스가 아니라 '내부 AI Hub'를 만든다
가장 흔한 함정이 여기예요. "AI 도입 = 전 직원 ChatGPT 라이선스 구매". 콜게이트-팜올리브는 그게 아니었어요. 직원이 직접 AI 어시스턴트를 만들고, 테스트하고, 배포하는 통합 플랫폼, 즉 사내 AI Hub를 깔았어요.
기술적으로는 OpenAI의 Assistant API 위에 커스텀 GPT를 올리게 했고, 개인용 → 소그룹 공유 → 전사 배포로 가는 단계별 승인 경로를 붙였어요. 핵심은 '소비'가 아니라 '제작'이 기본값이라는 점이에요.
결과는 숫자가 말해줘요. 1년 반 만에 3,000~5,000개의 커스텀 어시스턴트가 태어났어요. 대다수는 개인·소그룹용이었지만, 약 10%는 비즈니스 라인 전체에 배포될 만큼 검증됐고요.
2단계. 금지 대신 가드레일: "올바른 길이 가장 쉬운 길"이 되게 한다
여기가 설계의 심장이에요. 한 문장으로 요약돼요.
"Happy path가 가장 쉬운 path가 되도록 시스템을 설계한다."
직원에게 "이렇게 쓰세요, 저건 하지 마세요" 문서를 던지는 대신, 안전한 행동이 가장 편한 행동이 되도록 플랫폼 자체를 짰다는 뜻이에요. 그 가드레일은 이렇게 구성돼 있어요.
- 역할 기반 접근 제어(RBAC) — 누가 무엇을 만들고 배포할 수 있는지를 플랫폼 레벨에서 통제
- 시크릿 관리 — API 키와 민감 데이터 접근을 중앙에서 관리
- 유스케이스별 리스크 분류 — "ChatGPT로 PPT 추천 받기"(저위험)와 "이력서 심사에 AI 사용"(고위험)을 명확히 갈라서 다르게 취급
- 거버넌스 워크플로우 — 개인 실험 → 소그룹 공유 → 전사 배포까지 단계별 승인
이게 영리한 이유는, 새로 빌더가 된 마케터나 공장 매니저가 보안 전문가가 될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플랫폼이 알아서 가드레일을 걸어주니까, 사람은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면 돼요. 통제를 사람의 의지가 아니라 시스템의 기본값에 박아둔 거죠.
3단계. 교육을 3층으로 쌓고, 메시지는 "Super You"로 통일한다
도구만 주고 교육을 안 하면, 결국 일부만 잘 쓰고 대부분은 안 써요. 콜게이트-팜올리브의 교육은 3층 구조였어요.
그리고 교육 전체를 관통하는 한 단어가 "Super You"예요. AI가 당신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당신이 AI로 더 강해진다는 프레이밍이에요. 두려움이 아니라 욕망을 자극하는 메시지라, 자발적 채택을 끌어냈어요.
왜 Pappas가 전사 교육에 그렇게 집착했는지는 이 비유 하나로 끝나요.
"팀의 절반이 기술로 뭘 할 수 있는지 알고 나머지 절반은 모르면, 기능하지 않는 팀이에요. 절반은 Google Sheets를 알고 나머지는 모르는 상태를 상상해보세요. 작업 순서, 역할 분배, 소요 시간 추정 — 전부 무너져요."
4단계. IT가 아니라 '문제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만들게 한다
가장 차별화된 한 수예요. 보통은 IT팀이 솔루션을 만들어 위에서 뿌려요. 콜게이트-팜올리브는 거꾸로, 문제를 직접 겪는 현장 사람이 직접 만들게 했어요.
이게 추상론이 아니라는 증거가 독일 공장에 있어요. 한 제조 매니저가 LLM으로 기술 매뉴얼을 독일어에서 그리스어로 즉시 번역하고, 현장 운영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하게 만들었어요. IT에 정식으로 요청했다면 몇 주짜리 프로젝트였을 일을, 본인이 오후에 해치운 거예요.
그런데 진짜 똑똑한 부분은 그다음이에요. 직원이 만든 GPT를 그냥 방치하지 않고 피드백 루프로 쓸모를 측정했어요. 동료가 어떤 GPT를 일정 횟수 이상 쓰면 "얼마나 시간을 아꼈나요?" 설문이 떠요. 한 달에 200시간을 아꼈다고 나오면 투자할 가치가 증명된 거고, 아무도 안 쓰면 미련 없이 폐기하면 돼요.
"많이 만들게 하되, 데이터로 솎아낸다." 5,000개라는 숫자가 무질서한 난립이 아니라 관리된 실험인 이유가 여기 있어요.
5단계. 만개와 동시에, 돈은 세 곳에 몰아준다
전사 개방이 "아무 데나 골고루 조금씩"을 뜻하진 않았어요. 진짜 투자는 세 개의 전략 축에 집중했어요.
- 마케팅 — 생성형 AI로 컨셉·콘텐츠 제작
- 이노베이션 — 신제품 개발. 소비자 검색 데이터를 ML로 분석해 충족되지 않은 니즈를 찾아내고 제품 개발에 투입
- 오퍼레이션 — 공급망 효율화, 수요 예측, 예방 정비. AI가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리스크를 플래그하되, 최종 결정은 사람이
다음 목적지는 멀티 에이전트 아키텍처예요. 각자 잘 도는 에이전트들이 서로 소통(agent-to-agent)하면서, 프로세스 오너가 직접 만든 에이전트끼리 협업해 점점 더 복잡한 일을 처리하는 그림이에요. 1단계의 '직원이 빌더'라는 씨앗이, 결국 '직원이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터'로 자라는 로드맵인 거죠.
이 플레이북이 통하는 진짜 이유: Leadership, Lab, Crowd
다섯 단계가 운 좋게 들어맞은 게 아니에요. Ethan Mollick 교수가 제시한 AI 전환 공식 "Leadership, Lab, Crowd"에 거의 교과서처럼 맞아떨어져요.
| 요소 | Mollick의 프레임워크 | 콜게이트-팜올리브 적용 |
|---|---|---|
| Leadership | AI가 왜 긴급한지 비전을 제시 | Kli Pappas 임명, "안 하는 게 리스크" 프레이밍 |
| Lab | 전담팀이 탐색+구축+벤치마킹 | 내부 AI Hub 운영, 전략 3축 집중 |
| Crowd | 직원들이 자기 업무에 AI 적용 | 3,000~5,000개 커스텀 GPT, 앰배서더 네트워크 |
여기서 가장 비싼 교훈은 따로 있어요. 개인의 AI 성과는 자동으로 조직의 성과로 바뀌지 않는다는 Mollick의 통찰이에요. 개인이 AI로 3배 빨라져도, 조직의 프로세스·인센티브·업무 구조가 그대로면 회사 단위에서는 그저 "보통 수준의 개선"에 머물러요.
그래서 콜게이트-팜올리브는 "도구를 줬다"에서 멈추지 않았어요. 거버넌스(2단계), 교육(3단계), 피드백 루프(4단계)까지 만든 건 바로 그 개인→조직 누수를 막기 위해서였죠. 당신이 이 글에서 한 가지만 가져간다면, '라이선스를 사는 것'과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라는 점이에요. 5,000개의 어시스턴트는 결과였고, 진짜 작품은 그걸 가능하게 한 다섯 단계의 설계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