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맡기는 일 가운데 꽤 많은 것이 사실은 글쓰기가 아니라 판단이에요. 이 메일에 답장이 필요한가, 이 광고는 어떤 고객을 노리나, 이 캡처는 어느 폴더로 가야 하나. 그런데 이런 판단도 ChatGPT나 Claude 같은 모델에 맡기면 답을 글로 풀어 쓰느라 한 건에 몇 초에서 수십 초가 걸리고, 수천 건을 돌리면 값도 금세 불어나요.
9월 15일 TypeSafe가 내놓은 Jev는 글을 아예 쓰지 않아요. 정해 둔 보기 중 하나를 고르거나, 예·아니오를 답하거나, 점수를 매기고, 그 답을 얼마나 확신하는지 확률로 함께 돌려줘요. 값은 입력 100만 토큰에 0.042달러이고, 돌려주는 답에는 값을 받지 않아요.
만든 사람은 ChatGPT의 바탕이 된 InstructGPT 논문의 공동 저자 디오구 알메이다(Diogo Almeida)예요. 그의 출시 글은 X에서 조회 3,980만 회를 넘었고, 사흘 안에 Vercel·Cloudflare·OpenRouter가 자기 서비스에서 Jev를 부를 수 있게 붙였어요. 9월 20일 대기자 명단을 없앴다가 몰려든 가입 때문에 이틀 만에 신규 가입을 멈췄고, 9월 27일 다시 열었어요. 9월 29일에는 OpenAI가 같은 일을 하는 Decisions API를 미리보기로 내놓았어요. 정해 둔 답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API이고, 글뿐 아니라 이미지도 받아요.
싸고 빠른 판단이 생기자, 사람들이 먼저 Jev에 넣어 본 건 그동안 쌓여만 있던 것들이었어요. 메일함, 스크린샷 폴더, 광고 라이브러리, 지난 글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