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튼 바르다는 10년 전에 스타트업 하나를 접었어요.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았는데, 아무도 자기 쓰는 소프트웨어를 직접 고쳐 쓸 여유가 없었거든요.
이번 주, 그는 클라우드플레어에서 똑같은 아이디어를 다시 꺼냈어요. 이번엔 클라우드플레어 직원 수천 명이 매일 씁니다.
10년 전엔 왜 망했는데?
바르다는 클라우드플레어 Workers를 설계한 엔지니어예요. 근데 그 전에 그가 만든 스타트업이 하나 있었어요. Sandstorm.io. 문서 하나, 앱 하나마다 독립된 인스턴스를 띄워주는 셀프호스팅 플랫폼이었죠.
아이디어 자체는 지금 봐도 나쁘지 않아요. 근데 안 팔렸어요. 바르다 본인이 최근 직접 밝힌 이유는 간단해요 — 자기가 쓰는 소프트웨어에 기능 하나 추가하고 싶어도,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거의 없었다는 거예요.
그가 이번에 다시 던진 질문은 이거예요. "쓰던 소프트웨어에 새 기능이 필요하면, 그냥 에이전트한테 프롬프트로 시키면 되지 않을까?" AI 에이전트가 코딩 장벽 자체를 없앴다고 본 거예요. 그렇게 클라우드플레어 안에서 부활한 게 Cloudflare OS고, 올해 5월 전직원에게 첫 버전이 풀렸어요.
이번엔 뭐가 다른데?
Cloudflare OS는 세 가지로 이뤄져 있어요. 회사 맥락이 담긴 에이전트 워크스페이스, 보안·거버넌스 프레임워크, 그리고 개인화 앱 레이어. 이 중 진짜 핵심은 두 번째예요.
기존 방식(MCP 등)은 에이전트에게 API 키나 OAuth 토큰을 직접 쥐여주는 경우가 많았어요. 근데 Cloudflare OS의 에이전트는 아무 권한도 없는 상태로 시작해요. 서비스마다 붙어있는 "Gatekeeper" 워커가 OAuth 인증과 API 자격증명을 대신 들고 있고, 에이전트는 그 자격증명 자체를 절대 볼 수 없어요.
| 기존 방식 (API 키 공유) | Cloudflare OS (Gatekeeper) | |
|---|---|---|
| 자격증명 보관 | 에이전트가 직접 보유 | Gatekeeper 워커만 보유 |
| 시작 권한 | 넓은 권한으로 시작하는 경우 흔함 | 권한 0에서 시작 |
| 접근 기록 | 요청을 보냈다는 사실만 기록 | 실제로 읽은 행·파일·저장소까지 기록 |
| 쓰기 작업 | 자동 실행되는 경우 있음 | 사람 승인 필요 |
왜 이렇게까지 하냐면요, 여러 시스템 데이터를 조합한 다음 권한 낮은 사람한테 결과만 넘겨도 원본 접근 기록이 그대로 남거든요. 저자들 표현을 빌리면 "인가는 데이터가 어디로 이동할 수 있는지 계산해야 한다"는 거예요.
개인화 앱도 같은 철학이에요. 슬라이드 덱 하나를 만들면 그건 SaaS 어딘가에 저장되는 게 아니라, 나만을 위한 앱 인스턴스("Gadget")로 뜨는 거예요. 각자 자기 SQLite DB를 갖고, 서로 다른 Gadget끼리는 구조적으로 데이터가 섞일 수 없어요. 코드만 넘기고 싶으면 데이터·자격증명 없는 "블루프린트"로 복사본을 공유하면 되고요.
그래서 지금 믿고 써도 되는데?
공개 첫날 Hacker News에 올라온 글이 658포인트, 댓글 330개를 찍었어요. 이 정도면 그날 전체 순위권 상위예요. 바르다 본인도 댓글로 직접 나서서 확인해줬어요. "이 전체를 오픈소스로 풉니다. Apache 2.0, 함정 없어요", "100% 오픈소스고 셀프호스팅 가능합니다."
근데 반응이 다 호의적인 건 아니었어요. "OS"라는 이름부터 딴지가 걸렸어요. "설명이 필요한 이름이면 이미 이름을 잘못 지은 거다"(orphea), "따옴표까지 붙여놓은 거 보면 자기들도 아는 거다"(arandomhuman) 같은 댓글이 달렸고요.
락인 걱정도 나왔어요. "이건 너무 클라우드플레어스러워서 안심하고 못 만들겠다"(echelon), "락인 냄새가 난다"(EasyMark)는 반응이었죠. 사용량 기반 과금 구조라 사람이 늘수록 비용이 선형으로 뛸 수 있다는 계산을 직접 해본 댓글도 있었고요.
비교 대상도 짚어볼 필요가 있어요. 사내 업무용 AI로 많이 쓰이는 Glean은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최소 계약 규모가 약 100석 정도로 알려져 있어요. Dust는 인당 약 29달러, 최소 좌석 제한이 없다고 공시하고요. 둘 다 SaaS라 데이터가 그쪽 클라우드에 올라가는 구조예요. Cloudflare OS는 소프트웨어 자체는 무료(Apache 2.0)고, 내 클라우드플레어 계정 위에서 직접 돌리는 구조라 인프라 비용만 내가 부담해요.
주의
2026년 8월 기준 아직 얼리 액세스 단계예요. 저장소 README에도 "기능은 충분하지만 거친 부분이 남아있다"고 명시돼 있고, 자체 서버(workerd) 배포는 아직 문서화가 진행 중이에요.
지금 바로 만져보는 법
- 저장소부터 훑어보기
github.com/cloudflare/cloudflare-os에서 README와 Gatekeeper·Gadget 구조를 먼저 읽어보세요. - 로컬로 띄워보기
pnpm run-local실행 후 localhost:8787로 접속하면 배포 없이 바로 만져볼 수 있어요. - 실제 계정에 배포하기
os.cloudflare.app/deploy에서 클라우드플레어 계정만 있으면 몇 분 안에 띄울 수 있어요. - Gatekeeper 하나만 연결해보기
읽기 전용 커넥터(예: GitHub 저장소 읽기) 하나로 시작해서, 에이전트가 실제로 뭘 읽었는지 로그부터 확인해보세요. - Gadget 하나 만들어 팀에 공유
문서나 슬라이드를 하나 만든 다음, 데이터 없는 블루프린트로 동료에게 복사본을 넘겨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