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리가 AI에게 시킨 건 전부 '일(Task)'이었어요. "이 티켓 분류해줘", "이 메일 요약해줘", "이 코드 리뷰해줘". 사람이 할 일을 잘게 쪼개서 한 조각씩 던져주는 방식이죠. 그런데 ServiceNow가 2026년 3월 Zurich 릴리스에서 던진 질문은 한 단계 위예요. 일을 시키지 말고, 자리를 주면 어떨까?

그게 Autonomous Workforce예요. 챗봇 하나 더 붙이는 게 아니라, "L1 서비스데스크 담당자", "보안 운영 분석가" 같은 직무(Role) 자체를 AI에게 통째로 맡기는 발상이에요. 채용 공고에 사람 대신 AI가 지원하는 셈이죠. 이게 단순한 마케팅 수사가 아닌 이유, 그리고 이 흐름이 당신 조직에 도착했을 때 뭘 준비해야 하는지를 정리했어요.

3초 요약
'일'이 아니라 '직무'를 AI에게 부여 사람과 같은 권한·정책·감사 추적 적용 늘어난 AI 직원을 Control Tower로 관제 사람은 판단, AI는 실행

'태스크 AI'와 '직무 AI'는 뭐가 다른가

이 차이가 글 전체의 핵심이라 먼저 짚을게요. 일반적인 AI 에이전트한테 "이 티켓을 분류해줘"라고 하면, 그 AI는 분류라는 한 조각만 하고 끝나요. 분류 다음에 누가 진단하고, 누가 고치고, 누가 지식베이스에 기록할지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죠.

직무 AI는 그 전체 흐름을 받아요. L1 서비스데스크 AI 스페셜리스트는 "담당자"라는 자리에 앉아서 문제를 감지하고 → 분석하고 → 해결하고 → 지식베이스까지 업데이트하는 한 사이클을 끝까지 돌려요. 더 중요한 건, 이 AI가 사람 직원과 똑같은 조직 접근 권한, 정책, 감사 추적을 적용받는다는 점이에요. 인사 시스템에 새 직원이 들어오듯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는 거죠.

그래서 첫 출시된 L1 스페셜리스트는 스크립트를 따라가지 않아요. 인프라 텔레메트리, 관측성 도구, 보안 소프트웨어 데이터를 종합해서 맥락으로 진단해요. AI 제품 담당 부사장 Nenshad Bardoliwalla는 이렇게 못 박았어요.

"우리 스페셜리스트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스크립트를 따르는 게 아니라, 컨텍스트를 이해하고 시스템 간 추론을 합니다."

현재 공개된 직무는 세 가지예요. 전부 '한 작업'이 아니라 '한 자리'라는 걸 눈여겨보세요.

L1 서비스데스크
IT 지원 — 비밀번호 초기화, VPN, 소프트웨어 설치
Employee Service
직원 서비스 — HR·시설·총무 요청 처리
SecOps Analyst
보안 운영 — 위협 감지·분석·대응

경쟁사도 다 'AI 에이전트' 하는데, 뭐가 특별한데?

맞아요. Salesforce는 Agentforce, Microsoft는 Copilot Studio. 다 비슷해 보이는 게 당연해요. 그런데 어디에 AI를 꽂느냐가 결정적으로 달라요.

Salesforce Agentforce Microsoft Copilot Studio ServiceNow Autonomous Workforce
AI 배치 단위 태스크/토픽 기반 앱별 코파일럿 역할(Role) 기반 스페셜리스트
주력 영역 CRM·고객 대응 Office 365 생산성 ITSM·HRSD·SecOps 백오피스
거버넌스 Einstein Trust Layer Azure AI Content Safety AI Control Tower (전사 AI 통합 관제)
서드파티 에이전트 관리 제한적 Azure 생태계 내 ServiceNow + 서드파티 AI 통합 모니터링
워크플로우 엔진 Flow Builder Power Automate Now Platform (결정론적 오케스트레이션)
직원 프론트엔드 Slack 연동 Teams 중심 EmployeeWorks (Teams·Slack·웹·모바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래요. Salesforce고객(프론트오피스)을 보고, Microsoft는 문서·메일(생산성)을 보지만, ServiceNow는 내부 업무(IT 서비스·HR·보안 운영) 같은 백오피스가 본업이에요. 그래서 "직무를 통째로 AI에게"라는 발상이 가장 자연스럽게 들어맞는 자리이기도 하죠. 2025년 Gartner Critical Capabilities 보고서의 "AI 에이전트 구축 및 관리" 부문 1위가 바로 이 영역이에요.

그리고 자기 환경에서 이미 돌린 숫자를 내놨는데, 꽤 공격적이에요.

90%+
직원 IT 요청 중 AI가 처리하는 비율
99%
사람 대비 해결 속도 향상
55배
에이전틱 사용 사례 채택 증가 (Q3→Q4)

IT 요청 90% 이상을 AI가 받고, 사람 대비 99% 빠르게 해결한다는 수치예요. 다만 이건 ServiceNow 자기 집 살림이라는 점, 그리고 비밀번호 리셋·VPN 토큰 같은 정형화된 L1 케이스 기준이라는 점은 깔고 봐야 해요. 복잡한 L2/L3는 여전히 사람 몫이고요.

진짜 문제는 'AI를 어떻게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관리하느냐'

여기서부터가 이 발표의 숨은 본론이에요. AI 직원을 한 명 들이는 건 쉬워요. 문제는 그게 열 명, 백 명으로 늘었을 때예요. 어떤 AI가 어떤 데이터를 보고 있는지, 승인 안 된 LLM을 쓰고 있진 않은지, 프롬프트 인젝션 공격을 당하고 있진 않은지 — CIO 입장에선 "AI를 깔긴 깔았는데 얘들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공포가 시작되죠.

그걸 정면으로 겨냥한 게 AI Control Tower예요. 전사에 흩어진 모든 AI 에이전트 — ServiceNow 것이든 서드파티 것이든 — 를 한 화면에서 관제하는 거버넌스 허브죠. 접근 데이터, LLM 공급사 승인 여부, 인젝션 공격 탐지, 처리 시간·만족도·에스컬레이션 비율을 한눈에 봐요. 말하자면 AI 직원들의 인사·보안 통합 관리실이에요.

EmployeeWorks — 28.5억 달러짜리 인수의 결과물

ServiceNow가 2025년 12월 28.5억 달러에 인수한 Moveworks의 대화형 AI·엔터프라이즈 검색이 합쳐져 EmployeeWorks가 됐어요. Teams·Slack·브라우저·모바일 어디서든 자연어로 요청하면 AI가 여러 시스템을 넘나들며 처리하는 '직원용 단일 창구'죠. 약 2억 명 직원을 타겟으로 하고 현재 GA(일반 출시) 상태예요.

믿기 전에 알아둘 것

AI Control Tower가 Microsoft·Google·Salesforce 등 서드파티 AI까지 관리한다고 하지만, 현재 완전한 가시성(full visibility)은 보장되지 않아요. 90%·99% 같은 내부 지표도 정형화된 L1 기준이라는 점, L1 스페셜리스트는 아직 Controlled Availability(제한 출시)이고 GA는 2026년 Q2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세요.

그래서, 이 흐름이 오면 뭘 준비해야 하나

ServiceNow를 당장 쓰든 안 쓰든, '직무 AI'는 거의 모든 엔터프라이즈 스택으로 번질 흐름이에요. 도입 전 지금 당장 손에 잡히는 준비 순서예요.

  1. L1 티켓부터 '반복 비율'을 측정하세요
    비밀번호 초기화, 소프트웨어 설치, VPN 문제처럼 반복되는 L1 티켓이 전체의 몇 %인지 먼저 뽑으세요. 이 숫자가 직무 AI 도입의 ROI 기준선이자, "AI에게 줄 자리"의 윤곽이 돼요. 벤더가 정해주기 전에 내 손으로 잡아두는 게 협상력이에요.
  2. '자리'를 정의하세요, '기능'이 아니라
    도입을 검토한다면 "AI로 뭘 자동화할까"가 아니라 "AI에게 어떤 직무를 맡길까"로 질문을 바꾸세요. 그 직무의 권한 범위·에스컬레이션 기준·감사 로그 요건을 사람 직원 채용하듯 문서로 정의해 두세요. 이게 나중에 Control Tower 세팅의 입력값이 돼요.
  3. 거버넌스를 '나중'이 아니라 '먼저'
    AI 에이전트를 늘리기 전에 누가 어떤 데이터에 접근하는지, 승인된 LLM 모델은 무엇인지, 에스컬레이션 정책은 어떻게 되는지를 먼저 정하세요. AI Control Tower든 다른 도구든, 관제 체계 없이 숫자만 늘리면 가시성 부채가 쌓여요.
  4. 단일 창구부터 파일럿
    Moveworks 기반 EmployeeWorks는 이미 GA예요. 기존 Teams·Slack 채널에 붙여서 직원이 자연어로 IT·HR 요청을 처리하는 단일 창구를 작게 띄워보세요. 직무 AI 본격 도입 전, 사용자 수용도를 가늠하는 저비용 실험이에요.
  5. ServiceNow 사용자라면: Zurich 업그레이드 + 얼리 액세스
    Autonomous Workforce와 AI Control Tower는 Zurich 릴리스(2026년 3월)부터예요. 현재 버전이 Yokohama 이하면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L1 스페셜리스트는 담당 AE에게 얼리 액세스를 요청하세요(GA는 2026년 Q2).